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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고양파주 생협] 가을볕 아래, 닭 날다

입력 : 2016-09-30 19:35:00
수정 : 0000-00-00 00:00:00

 

가을볕 아래, 닭 날다

 


▲일광욕 중인 닭들

 

선선한 바람 맞으며 나앉아 가을볕 쬐고 있자니 (병든) 닭 같다는 말이 돌아옵니다. 흠. 닭이 볕을 좋아하긴 하지요. 제 몸의 진드기나 기생충을 없애기 위해서라는데, 같은 이유로 모래목욕도 즐깁니다.

 

하지만 케이지사육의 경우 얘기는 달라집니다. 오로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철망은 닭이 제대로 설 수 없을 만큼 좁습니다. 온도와 빛의 조절이 수월하도록 사방을 막고 전등을 켜놓습니다. 일광욕도 모래목욕도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생산을 멈추지 않기 위해 계사 휴식 없이 닭을 순환시킵니다. 제대로 된 계사소독이 이뤄질리 만무합니다.

 

최근 ‘살충제 성분 득실한 계란’이라는 뉴스로 떠들썩했지요.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살충제를 사용하는데, 기존 살충제에 내성이 생겨 독성이 강한 미승인 약품을 사용하거나 닭에게 직접 뿌려 체내 흡수된 살충제 성분이 계란을 통해 배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한살림 유정란 생산지 중 한 곳인 괴산 눈비산마을의 개방평사

 

한살림 유정란 생산지의 닭들은 개방평사에서 삽니다. 넉넉한 공간을 활개 치며 햇볕을 쬐고, 폭신하게 깔려있는 왕겨(깔짚)로 모래목욕을 합니다. 고유의 습성을 유지하며 자연스레 닭 진드기를 이겨냅니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여섯 달 정도인 계사휴식기간에는 깔짚 걷어내 깨끗이 청소합니다. 새 깔짚 폭신하게 깔아주면 병아리 맞을 준비 끝입니다.

 

이제 이 병아리는 낮과 밤과 사계절 변화를 몸으로 느끼며 봄, 여름보다 해가 짧은 겨울에는 알을 적게 낳아 스스로 몸을 회복할 것입니다. 계사로 자유로이 드나드는 햇살과 바람은 닭똥이 왕겨, 짚들과 섞여 자연스레 마르고 발효되는 것을 돕고, 거기서 모래 목욕 막 마친 후 가을볕 아래 푸드덕 날아오를 것입니다.

 

 

 

한살림고양파주생협 기획홍보팀

 

 

 

#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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